서정시는 무엇일까?
<시란 무엇인가> ; 시의 장르에 대해 파헤쳐보기
'시'는 인간의 감정이나 사상을 아름답고 감동적인 언어로 표현한 문학의 형태.라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시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은 보통 대중교통 정류장입니다. 또,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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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글에서는 시의 장르에 대해서 쉽고 간단하게 알아보았다면, 이번 글에서는 장르를 하나씩 세세하게 파헤쳐볼 것입니다. 사실 시의 장르는 시를 많이 읽어보지 않았다면 쉽게 구분하기 어려운 것은 당연한 사실입니다. 시를 직접 써보기 전에 각 장르의 특징을 알아보고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겠습니다.
'서정'이란?
서정은 개인의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감정을 압축된 언어와 상징적 표현으로 나타내는 문학 장르입니다. 서정 작품의 화자(작품 속 주인공)는 자신의 사상과 감정을 직접적으로 노래하며, 음악성과 심미적 복합성을 지니고 있습니다.
'서정'과 '서사'
서정에 대해 말을 하면 종종 서사와 헷갈려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서정과 서사의 차이는 무엇일까요?
서정 | 서사 |
감정이나 정서를 그림 | 사실이나 사건을 기록함 |
개인의 감정이나 정서를 주관적으로 표현하는 양식; 서정시 | 인간이 경험하고 관찰하는 일련의 사건을 재현한 양식; 소설, 영화 |
주관적 | 객관적(감정을 다루긴 하나, 서사를 우선시) |
세계의 자아화(세계를 내 식대로 해석하는 것) | 세계와 자아의 대결(내면적 욕구와 외부 세계의 갈등) |
간단하게 표로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요즘 말로 쉽게 이해를 하자면 서정은 MBTI 중 F, 서사는 T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 같습니다.
서정시의 특징
1. 일인칭 화자의 독백적 진술
서정시는 일인칭 화자의 주관적이고 내면적인 정서를 표현합니다. 또, 시인의 개인적 감정, 생각, 경험 등이 독백적으로 드러나기도 합니다.
ex)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이 없기를 잎새에 이는 바람에도 나는 괴로워했다. <序詩>
2. 상징적·비유적 언어
서정시는 상징적이고 비유적인 언어를 통해 시인의 내면세계를 표현합니다.
ex) 고향에 돌아온 날 밤에 내 백골이 따라와 한 방에 누웠다. <또 다른 고향>
3. 음악성과 심미적 복합성
서정시는 리듬, 운율, 이미지의 음악적 요소를 활용하며, 이를 통해 심미적 복합성을 지니게 됩니다.
ex) 이제 다 못 헤는 것은 쉬이 아침이 오는 까닭이요, 내일 밤이 남은 까닭이요, 아직 나의 청춘이 다하지 않은 까닭입니다. <별 헤는 밤>
서정시의 예시
먼저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살펴보면, 그의 시집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에는 순수한 서정성이 잘 드러나는 작품들이 많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서시', '자화상', '별 헤는 밤' 등이 있는데, 이 작품들은 은유와 상징을 사용하면서도 비교적 난이도가 낮아 서정시의 특징을 이해하기 좋습니다. 서정시를 처음 접하는 분들에게는 윤동주 시인의 작품이 좋은 시작점이 될 수 있겠습니다.
잘 알려진 윤동주 시인의 작품 말고 다른 서정시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 - 정호승
나는 그늘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그늘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그루 나무의 그늘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햇빛도 그늘이 있어야 맑고 눈이 부시다
나무 그늘에 앉아
나뭇잎 사이로 반짝이는 햇살을 바라보면
세상은 그 얼마나 아름다운가
나는 눈물이 없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눈무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지 않는다
나는 한 방울 눈물이 된 사람을 사랑한다
기쁨도 눈물이 없으면 기쁨이 아니다
사랑도 눈물 없는 사랑이 어디 있는가
나무 그늘에 앉아
다른 사람의 눈물을 닦아주는 사람의 모습은
그 얼마나 고요한 아름다움인가
이 시에는 서정시의 특징인 화자의 감정이 잘 드러나있고, 일인칭 화자를 가지고 있으며, 압축된 언어와 음악성이 드러나있습니다. '그늘'과 '눈물'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화자의 감정을 표현하고 있고, '한 그루 나무의 그늘', '한 방울 눈물'과 같은 비유적 표현이 드러나있습니다.
종이 인형 - 정온
납작납작 시간을 받아먹느라 한 번도 뒤돌아보지 않았네 뒤를 보지 못하는
슬픔은 몰랐네 앞만 보느라 웃고 사느라 막다른 골목을 몰랐네 갑자기 비가
쏟아지는 저녁이 올 줄이야 우산도 없이 거리를 헤맬 줄이야 아스팔트에 떨
어진 유두 같은 벚꽃 자꾸 밟힐 줄이야 살갗에 찰싹 붙은 블라우스는 벗기도
힘들어 누가 단추라도 풀어줬으면 누가 젖은 등을 닦아줬으면 누가 옷을 갈
아입혀줬으면 누가 배후가 없는 내 이름을 불러줬으면, 누가, 누가, 이봐요.
내 손을 오려줘요 이것 봐요 내게 새 반지를 끼워줘요 나만 바라보며 나만
가꿔준다면 언제라도 웃고 말 테니까
이 시에서는 서정시의 특징은 화자의 내면세계와 감정이 잘 드러나있고, 일인칭 화자를 가지고 있으며, 압축된 언어와 음악성이 있습니다. 시 안에서 시적 화자의 외로움, 고독이 잘 표현되었고, '납작납작 시간을 받아먹느라', '아스팔트에 떨어진 유두 같은 벚꽃'같은 비유적 표현이 잘 드러나있습니다.
아무의 모과 - 김병호
내가 더 늙어 가는 사이
그믐 말고 초사흘쯤 지나는 달빛으로
한자리에 고이는 일도 없이
처마 끝 빈 새장처럼 움푹 패인 울음
음정과 박자를 잃은 거짓말
첫서리 같은 이름을 더듬는 마음의 바닥
잠시 슬펐다가 외롭다가 다시, 고요해지는 사이
뿔 달린 짐승의 눈망울처럼 새벽이 지고
애먼 이 하나 없는 먼 길이 앞에 놓이고
어느새 빈 뜰에 내리는 빗줄기를 쳐다보는 일처럼
새까맣게 닳아 버린 당신의
창가에서, 혼잣말처럼 썩어 가는 모과
이 시에서는 화자의 내면 세계와 감정이 잘 드러나있고, 압축된 언어와 음악성이 있으며, 일인칭 화자를 가지고 있습니다. 시 안에서는 시적 화자의 외로움과 고독, 쓸쓸함이 잘 표현되어 있고 '처마 끝 빈 새장처럼', '뿔 달린 짐승의 눈망울처럼'과 같은 비유적 표현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무리
윤동주 시인의 작품을 비롯해 다양한 서정시의 작품들을 통해 서정시의 특징을 알아보았습니다. 서정시는 시인의 내면세계와 감정을 잘 드러내며, 압축적 언어와 음악성의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윤동주 시인 이외에도 김소월, 정지용 등 다양한 서정시 시인들의 작품을 살펴보면 서정시에 대해 더욱 이해하기 쉬워질 것입니다. 앞으로 다양한 서정시 작품들을 탐색해 보면 서정시에 대한 이해와 감상 능력이 더욱 깊어질 것 같습니다.
다음 글에서는 자유시에 대해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란 무엇인가 ; 자유시를 알아보자!
자유시는 무엇일까? ; 서정시를 알아보자!" data-og-description="서정시는 무엇일까? ; 시의 장르에 대해 파헤쳐보기" data-og-description="'시'는 인간의 감정이나 사상을 아름답고 감동적인 언어로 표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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