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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란 무엇인가 ; 초보자를 위한 시 장르 파헤쳐보기

by 무낙장갑 2024. 6. 2.

  '시'는 인간의 감정이나 사상을 아름답고 감동적인 언어로 표현한 문학의 형태.라고 설명합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시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곳은 보통 대중교통 정류장입니다. 또, 트위터나 핀터레스트에 소위 '감성글귀'라고 말하며 돌아다니는 글 또한 시입니다. 그런데 '시'도 장르가 있다는 거 알고 계셨나요?

 

  시를 쓰기 전에 시의 장르를 이해하는 것은 자신이 어떤 시를 써야할 지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입니다. 또, 우리가 시의 장르를 알아야 하는 이유는, 시를 창작할 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장르를 이해했다면 어떤 장르가 좋은지, 어떤 장르에 끌리는지 알 수 있습니다. 시는 그 형태나 내용에 따라 다양한 장르로 구분될 수 있는데, 이 글에서는 시의 장르를 예시와 함께 쉽고 간단하게 설명해 보겠습니다.

 

1. 서정시

서정시는 시인의 개인적인 감정이나 생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시입니다. 사랑, 슬픔, 기쁨 등 다양한 인간의 감정을 주제로 합니다.

 

진달래 꽃 -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

 

별 헤는 밤 - 윤동주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과

별 하나에 쓸쓸함과

별 하나에 동경과

별 하나에 시와

별 하나에 어머니, 어머니

...

 

이 두 작품에서처럼 시인의 감정이나 정서를 주관적으로 읊은 시를 뜻합니다.

 

2. 서사시

서사시는 이야기를 전달하는 시입니다. 전통적인 서사시는 영웅의 모험, 전쟁, 여행 등을 다루며, 사건이 시작부터 끝까지 전개됩니다.

 

소녀의 죽음 - 유엽

일천구백삼십 년

지각(地殼)이 열기 시작하던 첫날,

내 집에 오는 길 전차(電車)에서 나는

매우 착잡한 소녀를 만났어라

...

 

독도 - 공광규

두 개 바위 위로 해가 뜨는

죽변에서 3백 리 울릉도에서 2백 리

연중 8할이 흐리거나 눈비가 내리는

강치가 바위에 올라앉아 컹컹 노래하는

개밀과 큰 이삭풀과

바랭이와 돌피가 자라는 독섬

...

 

이처럼 의미를 지니는 주제를 다루거나 영웅적 업적을 찬양하는 내용, 국가의 웅대한 정신을 읊은 시를 뜻합니다. 다만 '소녀의 죽음' 작품은 고대의 서사시와는 다르게 영웅이나 초인적 인물이 아니라 평범한 소시민을 다룬 작품으로 현대적 서사시를 담고 있습니다. 

 

3. 극시

극시는 인물들의 대화나 독백 형태로 구성되어 있으며, 사건이나 감정을 전합니다. 극적인 요소가 포함되어 있어, 연극의 한 장면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연극의 요소를 품고 있는, 장편의 시. 특히, 희곡 형식으로 쓰인 시를 극시라고 합니다. 

 

한여름 밤의 꿈(2막 1장) - 셰익스피어

내가 그 꽃을 알지

그것은 사랑의 화살에 상처 입은 것

그 꽃의 즙을 눈꺼풀에 떨어트리면,

그 눈이 열리는 즉시 사랑에 빠지게 되지

그 즙을 티타니아의 눈에 떨어뜨려야겠다

그녀가 깨어나 처음 보는 것에 미치도록 사랑에 빠지게

 

파우스트 - 괴테

오늘 이루어지지 않는 일은 내일도 못 하는 것이니,

단 하루도 헛되이 흘려보내서는 안 되느니라.

될 가능성이 있는 것은 과감하게 결심하고

즉시 그 기회를 포착해야 하리라.

 

이처럼 극시는 대사와 행동을 통해 이야기를 전개하고, 인물들의 내면을 표현하는 문학 형식입니다.

 

4. 풍자시
풍자시는 사회적, 정치적 또는 기타 문제를 비판하거나 조롱하기 위해 쓰이는 시입니다. 유머나 예술성을 사용하여 독자에게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 변화를 촉구합니다.

 

묘비명 - 김광규

비록 이 세상이 잿더미가 된다 해도

불의 뜨거움 굳굳이 견디며

귀중한 사료가 될 것이니

역사는 도대체 무엇을 기록하며

시인은 어디에 무덤을 남길 것이냐

...

 

개성 사람이 나그네를 내쫓다 - 김삿갓

고을 이름이 개성인데 왜 묻을 닫나

산 이름이 송악인데 어찌 땔나무가 없으랴.

황혼에 나그네 쫓는 일이 사람 도리 아니니

동방예의지국에서 자네 혼자 되놈일세.

 

이처럼 사회 문제를 비판하고, 자신의 뜻을 전하기 위해 쓰인 시를 풍자시라고 합니다.

 

5. 자유시

아마 '자유시'야 말로 SNS에서 흔하게 접할 수 있는 시입니다. 전통적인 리듬이나 구조에 얽매이지 않고, 시인의 개성이나 창의성이 강조되며, 감정이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합니다. 현대 시인들은 텍스트로만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지 않고, 텍스트 구조로 모양을 만들거나, 기호를 쓰고나, 의미 없는 단어를 나열하며 자유롭게 시를 씁니다. 

 

 

청록색 연구 - 한연희 

 

 

소환 - 박상수

 

 

천사 금지 소년 금지 영원 금지 - 육호수

 

 

내 악몽 속으로 사라진 너의 영혼의 enotrophy로 내겐 이런 문장이 내리고... - 육호수

 

더 다양한 형태의 자유시가 보고 싶으면 육호수 시인의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시집을 추천합니다. 사진을 활용한 시, 편지 형태, 텍스트 크기를 활용한 시 등의 여러 가지 형태가 나와있습니다. 

 
영원 금지 소년 금지 천사 금지
‘영원’을 넘어, ‘소년’을 넘어, ‘천사’를 넘어 현실의 세계를 폭죽처럼 터뜨릴 때 쏟아지는 꿈의 파편들로 써내는 시 문학동네시인선 188번으로 육호수 시인의 두번째 시집을 펴낸다. “사물이 갖고 있는 뉘앙스를 건져내는 데 탁월한 감각이 있”(심사위원 박성우 안현미 유종인)다는 평과 함께 2016년 대산대학문학상을 수상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한 시인은 등단 2년 만에 묶어낸 첫 시집 『나는 오늘 혼자 바다에 갈 수 있어요』(아침달, 2018)에서 “감각과 사유의 절묘하고도 기묘한 균형감”(시인 김언)을 갖추었다는 호평을 받은 바 있다. 그런 그가 첫 시집 이후 두번째 시집을 펴내기까지 6년이라는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그 시간은 시를 향한 시인의 고민이 짙어졌음을 짐작하게 한다. 뿐만 아니라 작년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허수경 시인론’이 당선되며 평론활동을 시작한바, 동시대의 시를 세밀하고 깊게 살피려는 시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다.
저자
육호수
출판
문학동네
출판일
2023.03.10

 

지금까지 시의 장르 중 5가지를 꼽아 설명해 보았습니다.

아직도 감이 잘 안 오신다고요? 다음 글에는 시의 장르에 대해서 하나씩, 세세하게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시란 무엇인가> ; 서정시를 알아보자!

서정시는 무엇일까?2024.06.02 - [분류 전체보기] - ; 시의 장르에 대해 파헤쳐보기 ; 시의 장르에 대해 파헤쳐보기" data-og-description="'시'는 인간의 감정이나 사상을 아름답고 감동적인 언어로 표현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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